경영사학의 연구는 경영사학의 발생지인 미국과 그것의 도입에 힘쓴 일본에 있어서 그 연구가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으나, 기타의 나라에서는 아직 뒤떨어져 있다. 바꾸어 말하면 미국에서 탄생한 경영사학이 세계 각국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그 역사는 아지 짧을 뿐더러 미국·일본을 제외하면 프랑스·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도 이 방면의 연구는 아직 초보적이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 경영사학의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으나, 한국 학자에 의한 한국의 경영 내지 기업의 역사적 연구는 일제시대부터 몇몇 사회경제사 학자에 의하여 시작되었다. 즉, 일제하에서 일본인들의 연구에 자극을 받으면서 사회경제사적 연구방법론에 입각하여 기업의 사적 연구가 다루어졌다. 그 연구도 당시의 역사학계를 풍미한 유물사관(唯物史觀)에 의거하는 경향이 많아 기업의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소가 강조되었던 것이다. 또한 그 내용 파악에 있어서도 경영의 특수문제라고 할 수 있는 계(契)·상업시장(商業市場)·개성부기(開城簿記) 등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한국에 있어서의 경영사학의 연구는 경제사가의 부산물로서 학문적인 독립분야가 되지 못한 채, 소수의 민족학자가 일본인 학자의 자극을 받으면서 연구해 온 것이다. 더욱이 한국에 근대경제학이 소개된 것은 1950년대에 들어서이고, 현대경영이론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1950년대 후반기로서 역사는 대단히 짧은 것인바, 경영사학의 도입은 그것보다 더 늦어진 것이다.
기업가의 윤리 혹은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문제시되어 온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특히 1968년대 부실기업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기업가의 자세와 사회적 책임이 많은 사람들의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가 및 기업의 역사적 연구가 제고되어 경영사학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기 시작하였다. 1960년 후반기부터 각 대학에 경영사학의 강좌가 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 경영사학 특히 한국경영사학의 연구는 초보적 단계에 있어서 그 학문적 방향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사학회가 조직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한편, 표면에 나타나고 있지 않으나 각 대학에서 특히 경영사학의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 가운데서 경영사학의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영사학연구는 아직 초보적 단계로서 미국·일본의 경영사학의 도입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일약 비약할 수 있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